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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중국 비즈니스 인사이트(61)] 중국 걱정은 중국에게

2018.09.14조회수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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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인사이트] 중국 걱정은 중국에게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관전평이 넘쳐난다. 필자도 이 칼럼에 ‘미중 무역전쟁에서 알아야 할 것’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양국 사이에 끼인 한국, 특히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선 미중 무역전쟁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기업이나 개인만이 아니다. 언론도 저마다 이 전쟁의 승패를 점친다. 이번 사안뿐만 아니라 수교 이전부터도 한국 사람들은 중국의 운명에 대해 이런 저런 훈수를 했다.

그런데 이제 필자는 말하고 싶다. “중국 걱정은 중국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 걱정이나 합시다.” 혹자는 당신도 그런 글을 쓰면서 왜 남은 말리는가 하고 항의할지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까지 미국이 이기네, 중국이 이기네 하는 데에 개인적인 주관을 대입한 적은 없다. 그저 나름 분석하는 선에서 예측을 했을 뿐이다. 예측도 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부분을 했다. 또 우리의 관점에서 알아야 할 것들에 중점을 두었다. 누가 이겼으면 하는 식의 관점을 보인 적은 없다.

그런데 우리의 주류 신문들조차 노골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승자가 누가 되길 원한다는 관점을 쉽게 드러낸다. 별로 좋은 현상이 아니다. 필자는 중국에 머물던 2000년 연말에 중국 10대 신문 중에 하나로 꼽히는 <진완바오(今晩報)>와 싸움을 한 적이 있다. 그해 11월 16일자에는 ‘전설과 국민성’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는데, 내용은 한국인들이 습관적으로 매일 거짓말을 하는데 그런 습관이 든 원인은 거짓말(꾀)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는 토끼를 옹호하는 ‘별주부전’ 등 전설이 거짓말하는 것을 옹호하는 데서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민족성을 고치기 위해서는 충절과 정절을 중시하는 중화민족을 배우라는 훈수였다.

필자는 이 기사를 간과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편집장을 맡고 있던 교민신문에 반박기사를 싣고, 유학생회와 교민회를 독려했다. 다행히 한 달 여 만인 12월 22일에 해당 신문에 사과문이 실렸다. 내용은 “본간 11월 16일자에 수록된 ‘전설과 국민성’은 글쓴이의 완전히 작가적 관점일 뿐입니다. 만약에 한국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면, 우리 신문은 유감과 사의를 표시합니다”였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한국 정치나 사회, 문화를 비판적으로 쓴 글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정치나 문화에 대한 글은 사실 위주로 다루지 평론하는 것은 많지 않다. 반면에 우리 언론은 중국 정치나 문화를 비판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혹자는 우리는 언론의 자유가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중국은 언론이 통제되는 사회주의 체제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체제가 다르다고 해도 상대 국가를 보는 데는 연연히 금기가 있다. 중국이 우리에게 체제를 강요할 수 없듯이, 우리도 중국에게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옳지 않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상대국에 대한 예의도 있지만, 이런 행동이 결국 자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상대방만 자극하는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는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주는 만큼 관심을 갖고 분석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분석이나 평가에 있어서 감정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필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중국을 보다가 우리 집이 타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는 의미가 크다. 최근 우리 경제에 불어 닥친 불안한 기운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제조업에서 중국의 추월에 따른 미래경쟁력에 대한 우려나 새로운 미래 먹을거리 창출의 어려움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1년 4개월이 지난 만큼 공과를 논할 수 있는 시점도 됐다. 그러나 지난 시간을 평가하는데 있어 우리 경제가 가진 구조적인 결함을 전제하는 것도 필수다. 가령 거제, 통영, 군산 등 조선 중심도시의 몰락은 산업 구조적인 문제와 앞선 시기에 빚어진 잘못된 대응들의 결과물이다. 자동차 산업의 문제도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지금 상황에 대해 더 깊은 수준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가이다.

조선업도 무리하게 추진했던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살려야할지, 아니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야 할지 등 확신을 가져야 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동차 기업의 중심인 현대기아차는 수소차를 미래분야로 육성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에 수소차를 확신하는 나라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전기차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대상국이자, 미래 경쟁자인 중국은 이미 전기차를 미래차로 선정하고,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를 확대해가고 있다. 우리 정부나 기업에는 과거 GSM과 CDMA의 경쟁에서 CDMA를 선택했다는 자부심과 인천국제공항 부지 선정에 대한 자긍심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선택이 그렇게 옳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 세계적인 추세인 GSM으로 갔을 때, 우리가 경쟁력을 잃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천공항 입지에 대해서도 같다. 만약 원안대로 충청과 경기에 가까운 위치에 생겼다면 청주나 군산은 물론이고 무안공항까지 중복투자를 하지 않고, 고속철도망과 연계해 한 시간에 국토 대부분이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정 사안에 대한 사후평가가 어려운데, 미래를 바라보고 방향을 찾아가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 소수의 병사를 가진 군대가 몇 배의 군사로 포위한 적을 뚫는 방법은 오로지 한 가지밖에 없다. 상대방의 가장 약한 지점을 찾고, 자신들의 역량을 모아서 그 한곳으로 달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을 매수하는 등 다양한 수법이 가능하다.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은 상대에게 우리와 싸울 명분을 잃게 해 스스로 포위를 풀게 하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는 거란과 담판에 성공한 서희의 외교술이 대표적이다.

지금 한국 외교나 산업의 위치는 거란의 침입이나 청의 침입, 일본의 침입 앞에 선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옆에 있는 국가를 평가하고, 심지어는 그 나라 걱정까지 해주는 모습이 타당한가. 성경에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라는 말이 있다. 중국 걱정은 중국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 걱정이나 하자.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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